포장일기
2019년 09월 25일 수요일 맑음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빈둥 / 배드민턴 라켓 구입)
스틸러스
2019. 9. 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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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김희진 선수의 활약으로 세르비아에 이겼다는 뉴스를 봤다. 세르비아는 세계 랭킹 1위라는데, 대단하고만. 그런데 기사를 보니 경기가 일본에서 있었단다. 도야마라는데 도야마가 어디야?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대략 다섯 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 왕복 교통비는 20,000円 정도. 흐음... 어쩌지? 갈까?
- 망설이면서 기사를 읽는데 기사 끝 부분에 다음 경기는 27일에 오사카에서 있단다. 응? 어디?
- 오사카? 잽싸게 검색해봤더니 EDION Arena에서 경기를 한단다. 학교 체육 행사를 했던 곳이다. 27일은 케냐랑, 28일은 브라질이랑, 29일은 미국이랑. 입장료를 확인해보니 2,000円.
- L군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니 그러겠다고 한다. 목표로 한 것들을 다 끝내고 나서 뭔가 흐물흐물해진 L군인지라 방학 때 딱히 할 일이 없는 모양. 일단 27일 경기를 보고, 29일 경기도 가던가 하자고 했다. 28일은 마사미 님 오시는 날이라 어렵지 않을까 싶고.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더니 세븐 일레븐에 가서 티켓을 받는 시스템이다. 내일 미리 받아놔야겠다.
- 그러고는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빈둥거리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드러 누웠고 태블릿 붙잡고 있다가 한 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 인간이 뇌를 1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뇌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믿기 어렵다.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인데 꿈에서는 너무나도 자세하게 나오니까. 예를 들어 며칠 전에 『 은하영웅전설 』 8권을 읽는 꿈을 꿨는데 책 한 페이지가 고스란히 쓰여 있었다. 그걸 읽고 있는 거다. 책 한 페이지를 다 기억하고 있다는 거잖아? 물론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었기에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해서 정말 외우다시피 하긴 했지만, 평소에는 어떻게 시작되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고. 그런데 꿈에서는 한 페이지가 통째로 나오는 거지.
이 날도 마찬가지다. 회사와 관련된 꿈을 꿨는데 엄청나게 디테일했다. 아무튼.
- 그렇게 개 꿈 꾸고 나서 눈을 뜨니 여섯 시도 안 됐다. 교류 센터에 가려면 더 자야 하는데 태블릿 붙잡고 웹툰 보고 어쩌고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네? 어제 사다놓고 안 먹은 치킨으로 아침을 때운 뒤 씻고 출발해야 하는데 귀찮다고 뒹굴거리다가 결국 점심 때가 되어버렸다.
- 그렇게 계속 빈둥거리다가 하루 다 까먹고, 병원 갈 시간이 되어 샤워하고 나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오니 한 시간 넘게 지나 있네. 편의점에 들러 오징어 안주를 산 뒤 코난으로 갔다. 배드민턴 라켓 사려고.
- 요넥스 라켓은 죄다 비싸서 엄두가 안 난다. 그나마 좀 싸다 싶은 건 입문용 뿐. 맘 같아서는 20,000円 정도 하는 걸 사고 싶지만 그럴 실력도 안 되는데다 돈도 없다. 윌슨의 9,000円 살짝 못 미치는 라켓이 마음에 드는데 파워형이라 쓰여 있네? 좀 더 윗 등급인데 50% 할인해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다른 라켓은 컨트롤형이다. 하지만 라켓을 들어보니 파워형이 더 마음에 든다.
점원에게 가서 바로 줄 매어 주냐고 물어봤더니 안 된단다. 3일 걸린단다. 뭔 줄 매는 데 3일이나 걸려? 쓰잘데기 없이 느린 건 유럽 닮아가지고. -ㅅ-
다시 라켓 앞으로 와서 한~ 참을 망설이다가 아마존에서 라켓의 가격을 검색해봤다. 코난에서 파는 것과 같은 가격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질렀다. 줄은 BG80으로 하고. 그립은 안 하냐고 물어보기에 빨간 걸로 골랐다. 라켓이 파란 색이라 전혀 안 어울리는데. 어느 손으로 칠 거냐고도 물어보더라. 그거에 따라 그립 감는 방향을 달리 하는 모양이다. 역시 섬세하고만.
라켓은 9,000円이 안 되지만 우리나라의 부가세 격인 소비세가 붙어버리니까 10,000円 가까운 돈이 되어 버린다(다음 달부터 소비세가 10%로 오르는지라, 다음 달이 되면 돈 나가는 게 더 많아질텐데... ㅠ_ㅠ). 거기에 그립이 400円 넘었고 줄 값도 따로 내야 했다. 다행히 라켓 구입하면 줄 매는 값은 따로 안 받더라. 3일 후에 오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거기에서 바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영수증 뽑아주면 그걸 계산하는 곳에 보여주고 돈 내는 시스템. 계산대로 가지고 가니 라인 친구 등록하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귀찮은지라 그냥 "괜찮습니다." 라고 했다. 그러자 뭐라 뭐라 하는데 못 알아 들었다. 잠시 생각해보니 할부 몇 개월 물어보는 것 같기에 "아!" 하고 손가락을 하나 세웠다. 일본어를 1년 배운 사람이 이 모양이다. 에휴...
- 내려가서 군것질거리를 좀 사고 계산하면서 생각했다. 라켓 찾으러 가는 날이 28일인데, 그 날 마사미 님 만나면 17시까지 갈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다시 올라갔다. 테니스 라켓을 사는 손님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내가 옆에서 알짱거리니까 내 쪽을 보더라.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29일로 바꿔도 되겠냐고 했더니 약속 시간 이후에는 언제든 와도 된단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매장을 나왔다.
- 집에 와서 세탁기 돌리고, 컵라면 하나 먹고 일기 쓰는 중.
- 컴퓨터로 딱히 할 것도 없으니 일기만 쓰고 꺼야겠다. 내일은 아침에 교류 센터 가야지. 세상 무서운 게 '꾸준히 하는 것' 인데 나는 그런 꾸준함이 없어서 만만한 사람이다. 모레에는 배구 보러 가야 하니까 내일은 공부 열심히 해야지.
- 여자 배구 직접 보는 건 처음이다. 항상 텔레비전으로만 봤었다. 대표팀 경기라서 더 흥미진진할 것 같다. 아마존에서 1,600円 주고 태극기도 질렀다. 열심히 응원하고 와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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