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일기

2019년 06월 24일 월요일 맑음 (여름 학기 시작!)

스틸러스 2019. 6. 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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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에 깼다. 시원하다 싶어 에어컨을 끄고 다시 잤다. 더워서 깨고. 창문 열고 또 잤다. 네 시에 또 깼는데 잠이 안 온다. 한 시간 반 동안 태블릿 붙잡고 시간 까먹고 있다가, 일곱 시 반에 알람 맞춰 놓고 다시 잤다. 알람 울리기 전에 깨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방 싸서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 오랜만에 가는 거라 어색하다. 학교 근처에 다른 곳보다 유난히 저렴한 자판기가 있는데 그 앞에 찌질이 S상이 자전거 세워놓고 서 있더라. 못본 것 같기에 굳이 아는 척 안 하고 그냥 지나쳤다.
  • 1층에서 L군 만났는데 금요일에 왜 학교 안 왔냐고 물어보더라. '금요일에 결석할 거니까 왜 안 왔냐고 물어보면 한국 갔다가 토요일에 돌아온다고 얘기 좀 해달라' 고 했었는데 홀~ 랑 까먹은 모양이다. 뭐, 본인 먹고 살기 바쁜데 신경 쓸 겨를 있겠나 싶다.
  • 옆 반에서 C군이 넘어 왔다. S양과 아침, 저녁으로 붙어 다니고 남들 안 보면 찰싹 붙어 쪼물딱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누가 봐도 사귀는 사이 같은데 물어보면 절대 아니라고 한 게 반 년도 넘었다. 아무튼, 한동안 이름 헷갈릴 일이 없었는데 C군이 넘어오는 바람에 선생님들이 부르면 또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미리 확인한 것처럼 L양과 L군이 다른 반으로 넘어갔다. 뭐, 평소에도 별로 대화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한다. 한국 학생이 빠져 나간 자리는 죄다 대만 학생들이 채웠다. 그리고... 지난 학기의 참으로 아름다운 분위기는 박살이 났다. 쉬는 시간에 죄~ 다 중국어로 처 떠들고 있다. 하아... 망삘이다.
  • 자리가 바뀌었는데, 나만 그대로다. 딱 가운데 자리, 최고의 명당 자리인데 두 번 연속으로 차지하게 됐다. 이렇게 특혜를 받아도(?) 되는 건가 싶다. ㅋㅋㅋ
    자리가 바뀌면서 활달한 S양과 성격 좋은 S양이 붙었는데, 저것들이 수업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 떠든다. 아오...
  • 교토의 지방노동조합총평의회에서, 교토에서 한 사람이 사는 데 생활비로 최저 25만円이 필요하다고 했단다. 25만円이면 100円 = 1,000원으로 계산(지금은 환율이 더럽게 올라서 1,100원으로 계산해야 맞다. -ㅅ-)해도 250만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나마 월세 41,000円으로 계산한 거란다. 실제와 거리가 있다며 까는 댓글이 다수라고 한다.
    • 나는 지금 월세 71,000円짜리 집에 살고 있다. 인터넷과 수도 요금이 포함된 것이지만 인터넷은 더럽게 느리고, 혼자 사는 사람이 물 써봐야 얼마 안 쓴다.
    • 전기랑 가스 요금은 한 달에 2,000円 전후로 나온다. 가스는 2,000円넘을 때가 거의 없고, 전기는 에어컨 쓰는 것에 따라 넘을 때도 있고 안 넘을 때도 있다. 아무튼 둘을 합치면 5,000円 정도로 충분하다.
    • 스마트 폰 요금도 한 달에 2,000円 정도만 내고 있다. 한 달에 6GB 정도 쓰는 요금제인데 바로 전 달에 남은 데이터가 넘어오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유튜브 영상 보고 하는 건 대부분 와이파이로 하고 있으니까.
    • 지독하게 비싼 교통비의 경우, 놀러 다닐 때를 제외하면 들지 않는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가고 있으니까. 3㎞ 정도 되는 교류 센터에 갈 때에도 항상 걸어 다닌다.
    • 그 외... 매 월 맥주, 세제, 생필품 따위 사는 데 최소 10,000円 이상을 쓰고 있다. 어떻게든 뭔가 사는 걸 참으려 하고 있지만 그렇게 살림 늘리지 않으려 발악할수록 삶은 피폐해진다. 오늘 면 헹굴 때 쓰는 스테인레스 망 같은 거 사면서 진작에 살 것을, 몇 푼이나 한다고 이걸 아껴왔나 싶어 자괴감이 들었다.
    • 아무튼... 회사에서 매 월 나오는 월급은 100만원 조금 넘는 수준. 월세 내고 나면 30만원 정도가 남는다. 그걸로 스마트 폰 요금 내고 전기랑 가스 요금 내고. 그러면 얼마 안 남는다. 매 월 쓰는 돈 중 사실 상 식비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은데, 하루에 1,000円만 쓰는 것도 사실 상 불가능하다. 아침은 커피 한 잔으로 때우고 있고, 점심은 만날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세트를 먹거나 커피만 마시고, 저녁은 컵라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게 해도 하루에 1,000円은 쓰게 된다. 점심으로 먹는 햄버거 세트, 그나마 싼 게 550円이고, 저녁에 먹는 컵라면도 싸다고 해봐야 200円 정도. 교류 센터에서 음료수 하나 사먹으면 그것도 100円이 넘는다. 아침에 먹는 1회용 드립 커피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진짜 궁핍하게, 누가 들으면 왜 그렇게 불쌍하게 사냐고 한 소리 할 정도로 먹고 살아도 하루에 1,000円은 깨진다. 한 달이면? 30,000円이다. 한 달 내내 그렇게 몸 상해가며 먹어도 30만원 넘게 깨진다는 거다.
    • 나는 일본에 있는 동안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자는 주의라서 내키는대로 살고 있는데, 그렇게 살려니까 한 달에 200만원은 우습게 깨지는 것 같다. 거기에다 한국 다녀오고, 여행 다니고 그러면 그 돈이 만만치 않다. 한 달에 100만원으로 살겠다고? 몸 다 망가질 각오가 되어 있다면 모를까, 어림도 없는 일인 것 같다.



  • 한국의 도서관은 신문을 보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다 신문 넘길 때마다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의 도서관은 공부하는 공간에서 신문을 보게 되어 있다. 남들에게 피해 주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희한하리만치 요란하게 신문을 넘긴다. 아무도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
  • 교류 센터는 항상 신문 빌런들이 존재한다. 신문 한 부에 얼마나 한다고, 사서 볼 것이지. 하는 생각이 항상 들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요란하게 넘겨가며 여러 종류의 신문을 읽고 간다. 오늘도 신문 빌런이 몇 명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꽤나 요란했다. 한 글자도 안 읽고 넘기는 것 같다. 쉴 새 없이 신문 넘기는 소리만 난다. 읽지도 않고 그냥 넘겨댈 거면 대체 왜 보는 거야? 싶은데, 꾸역꾸역 저 질알하고 있더라.



  • 무엇보다 당황스러웠던 건, 희한한 아줌마가 자리 내놓으라고 했던 일이다. 자리 잡고 앉아 있는데 누가 신문 들고 오더니 뭐라 뭐라 하더라. 못 알아 들어서 "에?" 하고 쳐다 봤더니 또 뭐라 뭐라 하는데 못 알아 듣겠다. 일본인은 아닌 것 같은데 일본어로 말하긴 했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자기 자리라고 하는 것 같아 옆 자리로 옮겨 앉긴 했는데, 어이가 없는 게... 책상 위에 아무 것도 없었고, 의자도 안으로 밀어 넣어져 있었다. 누가 봐도 빈 자리였으니까 앉은 건데 자기 자리라는 건 뭐야?
    더 어이 없는 건 가지고 온 신문을 한 2~3분 봤나? 신문 보는 와중에도 내 노트를 대놓고 힐끔거리며 보더니, 이내 손을 들어 나한테 인사하고는 자리를 떠버린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 벙쪄 있는데 간 줄 알았더니 또 신문 들고 와서 앉더라. 그리고 5분도 채 못 앉아 있고는 가버렸다. 장난 하나.
    게다가 이상한 냄새까지 났다. 상당히 기분 나쁜 냄새라서 설마 나한테 나는 건가 싶었는데 그 아줌마 가니까 안 나더라. 땀냄새나 암내 같은 게 아닐까 싶은데. 어이 없는 경험이었다.



  • 19시까지는 공부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 YOUは何しに日本へ 』 하는 날이다. 제대로 보고 싶어서 방송 시간을 알아봤더니 18시 55분부터네. 18시에 돌아왔다. 오다가 코난에 들러 이것저것 잔뜩 사들고 왔다.
  • 마사미 님은 배드민턴을 치러 간 줄 알았는데 메시지를 보내 주셨더라. 번역기 전혀 안 쓰고 답장했더니 엉망진창이다. '難しかったです。'를 '難しいでした。'로 보내서 틀렸다고 지적 받았다. 창피하다. 일본어 6개월 넘게 공부한 게 이 모양이라니.
  • 오랜만에 공부했더니 적응이 안 되더라. 일주일 노는 동안에도 참으로 열심히 까먹었다. 한자도 전혀 기억이 안 나고. 마음 독하게 먹고 공부해야겠다. 당장은 목요일 시험 준비 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고, 시험 끝나면 JLPT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넋 놓고 있었는데 며칠 안 남았다. -ㅅ-



  • 선택 과목 수업은 신청한대로 들어가게 됐는데, 제발 주둥이에 Fuck 달고 다니는 개자식을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C로 올라왔다는데, 대체 뭘 보고 올려준 건지. 돌대가리인데.
  • 『 YOUは何しに日本へ 』는 오늘 두 시간 특집이다.
  • 슬슬 후지산 등반 계획도 잡아야 하고, 홋카이도 다녀올 계획도 세워야 한다. 주말에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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