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일기

2019년 03월 11일 월요일 狂天 (4학년 선배들의 발표회 / 날씨가 미쳤나봉가)

스틸러스 2019. 3. 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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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 스피커를 활용하는 방법이 매 주 메일로 날아온다. 문제는, 내 일본어 실력이 형편 없다 보니 날씨 묻는 것 정도가 고작이라는 것. 아침에 일어나 오늘 날씨를 물어봤더니 '비가 내릴지도 모릅니다(雨が降るかもしれません。).' 라고 한다. '~かもしれません。' 배웠답시고 알아들을 수 있게 되니 은근히 기분이 좋다. ㅋㅋㅋ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본어가 야금야금 늘고 있긴 한 것 같다.




오늘은 1교시 수업만 하고 근처의 구민 센터에서 4학년 선배들의 발표회를 보는 일정이다. '이 학교라면 달랑 1교시 수업만 한다 해도 틀림없이 제대로 할 것이다' 싶어 쉐도잉 책도 챙겨가고,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한자 벼락치기를 했는데... 그랬는데... 한자 시험도 안 보고, 쉐도잉도 안 한다. 대신 미요시 선생님이 한자와 관련된 이러저러한 것들을 알려주셨다. 역시 미요시 선생님, 내공이 있어서인지 한 시간 정도는 일도 아닌 걸로 보인다. 꽃가루 때문에 아침에도 마스크 쓰고 학교 오셨다는데, "아프지 마세요, 미요시 센세~"



1교시 수업 마치고 우르르~ 구민 센터로 이동. H군과 이런저런 대화하면서 가니 금방 도착이다. 4학년 선배라고 해서 4년을 공부한 사람들은 아니다. 이 학교의 학년 시스템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진도에 따라 1 → 2 → 3 → 4 순으로 올라가긴 하는 모양. 그게 일반 학교처럼 1년에 한 번이 아닐 뿐이다. 6개월에 한 번일까? 나도 이번 학기가 끝나고 4월 학기부터는 2×로 한 학년 올라갈지 모른다. 확실한 건 아니고. 그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각 반 별로 주제를 정해 연극 형식으로 발표를 하는 건데, 나름 재미있었다. 전부 알아듣지는 못해도 눈치로 대충 들으니 적당히 이해할 수 있었고. '다들 창피함 무릅쓰고 열심히 한다' 싶더라. '4× 맞나?' 싶을 정도로 발음이 안 좋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발음이나 말하는 속도가 대단했다. 1C 주제에 평가하고 있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점심 시간에는 맥도날드 가서 커피 마시고, 일찌감치 돌아와 1층에서 감상문 썼다. 오후의 발표를 마저 듣고, 출석 체크한 뒤 감상문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의 하늘, 구름이 잔뜩이긴 하지만 분명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도 빗방울이 떨어진다. 한국에서는 '호랑이 장가 가는 날' 또는 '여우 시집 가는 날' 이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빗방울이 그냥 맞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쏟아진다. 가방에서 우산 꺼내어 쓰고 가다가 오아시스에 들러 과자랑 음료수를 좀 사들고 왔다. 일본에서 과일을 통 못 먹으니까, 싼 거 있음 뭐라도 사올까 싶었는데 당최 싼 게 없다. 낑깡도 4,000원이 넘어간다. 하...



내일은 17과 테스트가 있는 날. 오후의 선택 과목 수업할 내용도 예습해야 하니 바쁘다. 예전 같으면 교류 센터 갔을텐데, 오늘은 그냥 집에서 할까 싶다. 교류 센터 간다 해도 두, 세 시간 정도 지나면 신문 보는 것들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핑계 대면서 공부 안 하게 되니까. 한 시간 정도 선택 과목 예습하고, 나머지 시간은 17과 공부해야 할 듯. 미요시 선생님이 엄청 어렵게 냈다고 겁 줬다 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뭐, 사실 17과 테스트보다는 기말 테스트가 더 긴장 된다. 겨울 방학 이후의 내용만 테스트 한다고 생각했는데, 입학 후 배운 내용은 다 테스트 한단다. 그래서 중간에 들어온 네 명은 테스트 안 한다고.

담임 선생님이 월반과 관련해서 기말 테스트에 대한 말은 안 했는데, 이 학교라면 기말 테스트 성적을 무시할 것 같지는 않다. 클래스 멘토 테스트야 어떤 내용이 나올지 당최 감조차 잡을 수 없지만 기말 테스트는 배운 거 시험 보는 거니까, 틈나는대로 공부 좀 해야겠다.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월요일 다 지나갔고... 화, 수, 목, 금요일, 4일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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