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났다.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꿈지럭~ 꿈지럭~ 무거운 몸을 움직였다. 학교에서 받은 인쇄물들을 정리하다가 일정표를 보게 됐는데 오늘까지 테스트가 있다. 아... 깜빡하고 있었네. 수준 별로 테스트를 하는데 낮은 클래스부터다. 오늘은 가장 높은 클래스의 테스트가 있는 날. 괜히 학교에서 알짱거려봐야 좋을 게 없다 싶어 느지막히 학교에 가자고 마음 먹었다.
집에서 딱히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면 시간이 정말 잘 간다. 순식간에 열 시가 되어 '빨리 씻고 나가야겠다' 고 생각했다. 생각은 그랬는데... 몸은 욕조에 물 받고 있다. -_ㅡ;;;
욕조에 입욕제 풀고 따뜻한 물 받은 뒤 들어앉아 있다가 샤워하고 나왔다. 욕조 안에 있을 때 스마트 폰으로 본 뉴스를 통해 놀라운 걸 알게 됐다. 야후와 소프트뱅크에서 스마트 폰을 활용한 결제를 도입했는데, 그걸로 결제하면 20%를 돌려준단다. 그걸로 100만원 결제하면 20만원 돌려준다는 거다. 세상에나!
그래서 바로 가입을 시도했다. 크롬 번역의 힘으로 가입하려고 했는데 모바일로 해야 한단다. 스마트 폰에 어플 깔아서 회원 가입하는 것 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신용 카드 등록이 안 된다. 한국에서 발급 받은 VISA 카드도 안 되고, 일본의 라인 페이 카드도 안 된다. 굳이 신용 카드를 등록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죄다 일본어라... ㅠ_ㅠ
야후를 통해 일본 신용 카드를 신청했지만 신청과 동시에 칼날 같은 거절. ㅋㅋㅋ 그래서 우리나라의 체크 카드 같은 걸 신청했더니 신분증 사진 찍어 보내란다. 아오, 귀찮아. 의료보험증 찍어서 인증했는데 카드 발급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그렇게 페이페이 설정한다고 한 시간 까먹었다.
학교 가서 바로 7층으로 올라갔다. 항상 공부하던 큰 교실에서 할까 하다가 우리 교실로 갔더니 책상 위치 싹 바꿔서 인터뷰 모드에 돌입한 상태였다. 선생님도 한 분 계셨고. 응? 이 시간이면 시험이랑 인터뷰 다 끝났을텐데 왜? 아무래도 수준이 있는 학생들이다 보니 인터뷰도 오래 걸리고 그러나보다.
큰 교실로 돌아와 한자부터 외우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외우는 걸로 했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한자 단어만 40개다. 끙끙거리며 외우고 있는데 한국인 L양이 왔다. 나보다 먼저 와 있을 줄 알았더니 더 늦게 왔다. 엄청 꾸물거리는고만. ㅋ
공부한답시고 와서는 공부는 안 하고 계속 싸돌아다닌다. -_ㅡ;;; 한자 계속 외우다가 졸려서 잠깐 졸고... 이내 정신 차려서 다시 공부하다가 슬슬 어두워진다 싶어 17시 되기 전에 집에 왔다.
라면 하나 먹고 빈둥거리고 있는데 아마존에서 지른 것들을 가져다주러 택배 기사 아저씨가 왔다. 대부분이 한국에 가지고 갈 선물이라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또 다시 놀라운 걸 하나 알게 됐다.
곤약 젤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컵 형태의 곤약 젤리는 통관 금지 품목이라서 한국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단다. 응?
사실은 관련 뉴스를 오래 전에 봐서 알고는 있었다. 그런데 오래 전이니까, 이제는 풀리지 않았을까? 라 생각했다. 배드민턴 누나들이 곤약 젤리 사달라고 부탁한 것도 꽤 되고. 그래서 넉넉하게 가져가서 여러 사람들한테 나눠주려고 복숭아, 사과, 포도 맛을 각 12봉씩 샀는데... 여전히 통관 금지 품목이란다.
어쩐지... 네×버 검색해보면 우리가 흔히 하는 하트 모양의 투명 컵에 든 곤약 젤리는 전혀 없고 로이히스인가 뭔가 하는 회사 제품만 팔고 있더라니... 통관 금지 품목이라 컵에 든 형태의 젤리는 한국에서 살 수 없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자기는 몇 봉 가지고 왔다, 자기 아는 누구는 아무 문제 없이 들고 왔다더라, 이런 얘기 많은데... 나는 하지 말라면 안 하는 사람이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데 굳이 어겨가며 가져갈 필요가 없지. 그리하여... 곤약 젤리는 처치 곤란한 물건이 되고 말았다. 그냥 내가 조금씩 먹어 없애는 방법 뿐. 유통 기한이 내년 4월까지던데... 4개월 만에 서른여섯 봉지를 다 먹을 수 있을까?
새치 머리 염색용 브러시. 국산 제품이 있을 건데 이런 것도 일본 제품이 나은 모양이다. 부탁 받아서 산 거.
빨강 성애자라서 덜컥! 질러버렸다. 500㎖ 스물네 캔에 ¥5,000 넘으니까 꽤나 비싼 녀석이다.
냉장고에 네 캔 정도 밖에 안 들어가서 그것만 넣어놓고 나머지는 신발장 위에 모셔놨다. 야금야금 마셔주마. ㅋㅋㅋ
대체 뭐가 들었기에 이렇게 거대한 상자를 보냈나 싶어 열어보니... 충격 완화용 종이가 한가득. 상자를 작은 거 써라, 임마!
종이를 걷어내니 그 안에 또 상자들이 오밀조밀. 뽁뽁이 적당히 감아 작은 상자에 넣을 것이지. 융통성이 없다니까. ㅋ
이건 녹차 밀크 캔디인가 하는 거다. 나는 일본 그렇게 들락거리면서도 이거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부탁 받았다.
두 봉 사달라고 했는데 여섯 봉 들은 상자 두 개를 시켜서 졸지에 열두 봉이 됐다. -_ㅡ;;;
역시나 사달라고 부탁 받은 가스피탄. 장이 불편할 때 먹는 거라 그랬던가? 옆에 파란 색은 내가 먹을 수면 유도제다.
누나들 선물이랍시고 뭔가 잔뜩 산 거 같은데 사실은 내 전기 면도기 + 무선 마우스 = ¥40,000 정도. 곤약 젤리 산다고 ¥7,000 넘게 썼는데 그건 가지고 가지도 못하고. 실패한 쇼핑이 되어버렸다. ㅋㅋㅋ 왔다갔다 하면서 코난이나 다른 드럭 스토어 들러 뭔가 사들고 갈만한 것들 조금 더 챙겨야겠다. 도큐핸즈 가서 컵 같은 거라도 챙길까 싶기도 하고.
P.S. 아마존에서 상자에 가득 넣어보낸 완충용 종이, 다 버리려고 비닐 봉지에 담아놨는데 일단 놔둬야겠다. 컵이라도 사들고 가게 되면 써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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